
2014년 여름, 인천부터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종주를 했습니다. 그때 함께 한 멤버들과 7년 만에 자전거를 타기로 했어요. 각자 취업을 하고 거주지역도 흩어지게 되다 보니, 가끔 얼굴 보고 만남은 갖더라도 취미생활을 함께하기는 힘들더라구요.
그런데 정말 가는 날이 장날이네요.. 자전거를 타기로 한 날 강우 확률이 80% 이상..!
일정을 연기하려고 얘기를 해봤지만 역시나 각자의 일정으로 인해 모두가 가능한 날짜 잡기는 어려웠습니다. 그래서 그냥 이왕 만나기로 한 거 아침에 날씨 상황을 보고 비가 안 오면 예정대로 자전거를 타고, 비가 오면 파전에 막걸리나 먹기로..! (비가 올 땐 역시 전에 막걸리가 국룰이죠 ㅋㅋㅋ)
약속 당일, 기상청 예상대로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습니다. 자전거는 포기하고, 파전에 막걸리를 먹으러! 향한 곳은 서울 동작구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'동래 모듬전'
[카카오맵]
동래 모듬전 (동래 파전)
울 동작구 사당동 1029-23
사당역 주변은 굉장히 먹을 곳이 많은데요, 그중 10번 출구 쪽 먹자골목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. 사당역 10번 출구 기준 도보 5분 거리.

이 근처에 전 집이 3 군데 있어요. 전주전집, 이모네 전집, 동래 모듬전. 다 가봤는데 다 괜찮았어요. 저는 그날 자리가 있거나 끌리는 곳으로 간답니다. (전주전집이 사람은 항상 제일 많은 것 같은 건 비밀)

가게 내부가 옛날스럽고 벽 곳곳에 남겨진 낙서들이 정겨움을 한 층 더해주는 것 같았어요. 가게는 2층까지 자리가 있는 것 같은데, 저희는 오픈 시간에 맞추어 가서 1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.

다양한 전 종류가 있었어요. 저희는 모듬전을 주문했습니다. 가격은 23,000원!!
이 음식 메뉴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건, 술 메뉴판 '한국의 전통주 여행'이었어요:D

와~ 막걸리와 동동주 종류만 21개..! 전국의 전통주 종류가 여기 다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. 저희 오늘 계획은 양평으로 자전거를 타러 가는 거였거든요. 그래서(???) '19번 지평막걸리_경기도(양평)'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ㅋㅋ

사당 전집 '동래 모듬전'의 기본 차림으로 열무김치, 양파장아찌, 부추 겉절이, 간장소스가 나왔습니다. 전과 곁들이기 좋은 것들로만 구성되어있었어요.

모듬전은 이렇게 두 접시로 나옵니다. 동그랑땡, 동태전, 깻잎전, 고추전, 호박전, 두부전, 버섯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. 맛도 좋은데, 전들이 큼직큼직하니 양이 굉장히 많았습니다. 저희는 성인 남자 4명이었고, 일단 모듬전 먹고 추가로 다른 메뉴도 더 먹어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다 먹지 못하고 조금 남았답니다. 그만큼 양이 많았어요~ (막걸리를 많이 마셔서 그런 건가..?)

비 오는 날, 전과 막걸리의 조합.. 말해 뭐해! 너무 맛있습니다.. 막걸리가 쑥쑥 들어갑니다ㅋㅋㅋ

금세 빈 통이 한통, 두통 늘어나다 어느새 다섯 통을 클리어(?) 했네요..!
제가 먹은 막걸리는 (주류 메뉴판 참고)
① 19번 지평막걸리_경기도 양평
② 01번 가평 잣 생막걸리_경기도 가평
③ 07번 바나나에 반하나_강원도
④ 13번 옛날 막걸리_강원도
⑤ 09번 복분자 막걸리_전라북도 고창
이렇게 다섯 종류인데요. 간단히 막걸리 맛의 느낌을 전해 드리자면,
가장 맛있었던 것은 역시 기본에 충실한 느낌의 전통의 맛이 나는 지평막걸리와 가평 잣 생막걸리 였습니다.
바나나에 반하나는 바나나우유 맛이 나는 퓨전 막걸리. 20대 정도 어린 친구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.
옛날 막걸리는 좀 쌉싸름하고 향이 묵직했습니다. 시원한 맛은 부족했던 것 같아요.
복분자 막걸리는 복분자가 잔뜩 들어가 있어서 복분자의 맛과 향이 막걸리를 지배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+건강해지는 느낌
'동래 모듬전'은 전도 물론 맛있었지만, 이곳은 전을 맛보러 가기보다는 전과 함께 다양한 막걸리를 먹어보는 재미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.
비오는 날 다양한 전과 전통주 즐기러 한 번 방문해 보세요:D